전에 진행했던 항해99 개발자 팀원분이 알려주신 '테오의 스프린트'에 디자이너로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엔 바쁜 일정때문에 안하려고 했는데 이전 기수 참여자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재미와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신청해버렸다(!). 5일간 진행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협업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스프린트는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기에 나또한 그런 마음으로 참여하려고 했다.
기존 스프린트는 밤 11시 한 타임이었지만 이번엔 8시 / 10시로 진행된다. 난 8시 클래스로 스프린트에 참여하기 전 진행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가볍게 준비해갔다.
[스프린트를 위한 아이디어 떠올리기]
why? - 이 아이디어는 왜 필요할까?
(여러분 OOO 한게 불편하지 않나요? OO 한 상황이지 않나요? OO한거 생각해보신 적 없나요?)일단은 배경을 설명하며 공감대 형성을 해봅니다.
what? - 이게 어떤 아이디어인가? (+이름)
(...그래서 OO러 한 것을 한번 생각해 봤어요! 이름하야 OOO!)어떤 아이디어인지 설명하면서 이름을 붙여 주의를 집중시킵니다.
how? -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가?
(...이걸 OO해 XX해서 ㅁㅁ하면 이런 것들이 해결이 될것 같아요!)아이디어의 구체적인 실행 가능한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if? -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었을때의 비전 제시
(...만약 이게 만들어지면 OO도 XX도 할 수 있게 될거에요! 어떤가요?)
아이디어가 실현되었을때의 가치를 상대방이 상상할 수 있도록 비전을 얘기해봅니다.
어필포인트!- 왜 이 아이디어를 선택해야 하는 지 알려주세요!
-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OOO입니다.
- 이 아이디어의 차별화 포인트는 XXX입니다.
이해와 상상을 돕기 위한 이미지를 2~3장 정도를 준비해주시면 좋아요.
@NOTE: 아이디어를 너무 빼곡히 장황하게 적지는 마세요. 장황하게 작성을 할 수록 사람들은 그 아이디어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공감대와 매력 위주로 간단하게 작성을 하고 나머지는 각자가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간단한 스프린트 룰과 아이디어를 떠올려오라는 과제까지 메일로 받아봤다. 재미있는 경험! 어렵고 부담되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닌 재미있는 협업 경험을 문장마다 강조해서 부담이 점점점 덜어지는 느낌 !!
*주의 : 글이 매우 깁니다.
< 1일차 >
#1 아이디어 공유와 팀 빌딩!
테오의 스프린트를 진행하기 앞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라운드 룰은 바로 '님'과 '극존대' 금지!
왜냐면 습관적으로 나와서 지키기 너무 어려웠다.
첫번째 날은 각자 준비해온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해진 양식은 없지만 읽는 사람이 이해하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이미지를 준비해가면 좋다.
나도 테오의 예시를 따라 why-what-how-if-어필 포인트 5단계로 정리해봤다. 더 자세하게 쓰고 싶었지만 읽다 지칠까봐 최대한 간결하게 적었다. 이 주제를 생각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실패하는 걸 너무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했던 경험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또 아주 오래 전 했던 실패를 최근에 떠올려보니 그 경험이 없었다면 성장할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여튼 내 경험을 기반으로 한 주제였다 !
아이디어를 적은 후에는 돌아가며 1분씩 스피치를 진행했는데.. 대면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도 꽤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었다. 디스코드로 이야기하고 피그잼으로 사람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니 대면으로 하는 것 만큼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내 아이디어가 선정이 되어 팀 빌딩까지 완료되었다 !
#2 팀 캔버스
그다음은 팀별로 모여 팀캔버스를 진행했다. 가벼운 소개와 룰부터 공동의 목표, 개인의 목표 등 서로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많이 나눴다. 프로젝트의 주제나 개인의 능력보다 중요한 건 팀워크다. 게다가 이번 스프린트는 5일간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멤버간의 핏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더 동기부여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굿굿 !
< 2일차 >
#1 생각의 시각화 (지도 그리기)
각자 생각하는 <오늘의 실패>의 시각화 자료와 유사 서비스 등 자유롭게 의견을 준비해 이야기를 나눴다. 테오의 말처럼 "개인에 집중"하니 의견을 낼 때 망설여지거나 설득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팀원들 모두 준비해온 생각을 이야기하다보니 점점 더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타이머로 시간을 제한하고 한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처음엔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갔던 아이디어가 하나로 점차 모여갔다.
이 방식의 취지는,"개인에게 집중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그것을 밖으로 꺼내고 기록하고내 생각을 충분히 다 편하게 말 할 수 있도록 해주고우리의 공감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시각화하여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시각화하고
자연스레 생각을 맞춰가는데 있습니다.
1) 각자 미리 생각을 써본다. (타이머 필수!)
2) 각자 말해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그 맥락을 기록하고 (실제 핵심과 아이디어들은 말을 하다보면 나온다!)
3) 일단 모두의 생각을 다 듣고 나서 글로 시각화를 만들어 놓은 다음 얘기를 이어나가는 것
4) 반박하거나 빠르게 결정/정리하려고 하지 말고 계속 펼치고 생각을 더해가면서 자연스레 수렴되기를 기다릴 것
5) 대신 스티커, 하이라이트, 코멘트 등으로 간접적으로 언제든 내 의사를 표현한다.
1. 지도그리기의 시작 - 목적과 대상 찾기
공통적으로 나왔던 의견은 기록과 개선, 그리고 실패에 대한 인식 전환이었다. 혼자 생각했더라면 알 수 없었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새로웠다. 이어서 서비스의 주요 대상과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까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 워드 클라우드 만들기
앞서 나왔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아모아 워드 클라우드로 합쳤다. 시간제한을 두고 정말 막 썼다! 그리고 그중에서 중요해보이는 키워드에 표시를 해서 2차적으로 추려냈다. 이 과정을 거치니 공통적으로 반복해서 등장하는 키워드가 눈에 띄었다.
4. 어떻게 하면 ~ 할 수 있을까 질문 찾고 답하기
자유롭게 써내려간 질문을 분류하고 그 질문에 해당하는 답변을 달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질문을 추려보니 기록과 보여주는 방법, 편의성, 성장 총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었다. 답변을 다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디어가 합쳐지는 등 아이디어와 기능이 점점 분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 3일차 >
5. 서비스에 넣고 싶은 요소 찾기
질문에 답을 찾은 다음엔 어떤 기능이 들어가야 할 지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과정을 기반으로 스토리보드와 이를 표현할 화면을 간략하게 적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이렇게 그렸는지" 꼭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6. 화면과 유저 스토리를 통해서 지도 완성하기
각자 생각한 화면을 그려내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기도 했고 다르게 생각한 부분이 발견되기도 했다. 모든 과정을 끝마치고 UX 최고 결정권자와 PL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후 BDD 와 SDD 단계를 다음날 진행할까 했지만.. 뭔가 대략적으로라도 결정이 되어야 와이어 프레임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팀원 모두 새벽 3시까지 회의를 진행했다. 모두 피곤했지만 열정적으로 참여해서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ㅎ.ㅎ
#2 BDD와 SDD
BDD는 사용자의 행동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고, SDD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추려내고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생각한 기능을 given-when-then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각자의 역할을 나눠보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팩트와 그럴싸함이다. 만들다가 만 서비스는 안만든 것과 똑같기 때문에 어떤 기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만들어갈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스프린트 5일 과정 중 3일의 기획과정을 하나의 포스팅으로 정리하다보니 분량이 꽤 길어졌다. 5일만에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해봤다. 공동의 목표를 가진 팀원과 3일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기획을 해나가는 경험은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혼자 진행했다면 절대 완성하지 못했을 것 같다. 스프린트 일정이 끝난 뒤 다음날 받아보는 메일도 힘이 됐고, 무엇보다 좋은 팀원을 만나서 나도 더 나은 팀원이 되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1일부터 3일차까지의 기획 과정은 여기까지 ! 다음 포스팅은 개발과 디자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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